피지계 호주인 남자친구가 저를 보러 필리핀까지 왔다가, 떠나자마자 연락을 끊은 것 같아요 — 무슨 일인지 이해하고 싶어요
주의: 글이 길어요 — 그냥 위로받고 싶은 게 아니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해하고 싶어서 쓰는 거예요.
저는 필리핀에 사는 30대 초반 여자고, 투잡 뛰는 싱글맘이에요.
여기에 올리는 건 필리핀에 살거나 필리핀 사람이랑 사귀는 외국인·해외 거주자분들이 많아서고, 특히 외국 남자분들 얘기를 듣고 싶어요. 그 사람이 연애, 연락, 이별을 어떻게 봤는지에 대해 제가 놓치고 있는 게 있는지 알고 싶어요. 누구를 일반화하거나 이게 문화 차이 문제라고 말하려는 건 아니에요.
남자는 40대고, 피지계 호주인이고, 이혼했고, 다 큰 자녀가 셋 있고, 군인이에요. 신상이 드러날 만한 건 뺐어요.
어떻게 시작됐냐면
그 사람이 호주에 있을 때 연락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정말 다정했어요. 노래도 보내 주고, 사진도 보내 주고, 하루 종일 소소하게 근황도 알려 주고요. 길게 통화하기보다는 주로 문자로 얘기했어요.
그 사람이 필리핀에 오기 전에 이미 정식으로 사귀는 사이였고, 사이도 좋았어요.
저는 원래 사랑이 많고, 애정 표현도 잘하고, 잘 챙기고, 세심한 사람이에요. 그 사람한테도 애정 표현을 아낌없이 했어요. 손잡고, 안고, 껴안고, 안부 묻고, 사랑받는다고 느끼게 소소한 것들을 챙겨 주고요. 돌이켜 보면 스킨십은 아마 제가 더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훈련 중에 그 사람이 갑자기 필리핀으로 배치됐어요. 다친 사람 대신 가는 거고, 너무 갑작스러워서 저한테 말할 틈이 없었대요.
제 첫 반응은 대충 이랬어요. '왜 나한테 말도 없이 여기 와 있어? 나 말고 다른 사람 보러 온 거잖아.'
저는 늘 다른 사람이 생기면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고 저를 놔 달라고 했었어요. 결국 그 사람 설명을 믿었어요. 사랑했고, 아니라는 증거도 없었으니까요.
그 사람이 필리핀에 있는 동안
결국 직접 만났어요.
그 사람이 비콜에 배치돼 있는 동안 연락이 들쭉날쭉해졌어요. 이틀씩 연락이 없다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돌아오기도 했어요. 일 때문에 바빴다거나 정글에 나가 있었다고 했어요. 계속 문자하라는 게 아니었어요. 그냥 안심시켜 주길 바랐던 거예요.
다른 여자들이랑 연락하는 건 아닐까 싶은 일들도 있었어요. 현실적인 이유로 필리핀 유심이랑 폰이 필요했던 건 맞는데, 텔레그램이랑 바이버도 쓰기 시작했어요. 바람피운다는 증거를 찾은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지난 주말
그 사람은 호주로 돌아갔다가, 저를 보려고 일부러 필리핀에 다시 왔어요. 토요일 오후에 도착해서 월요일 아침에 떠났어요.
토요일은 정말 좋았어요. 저녁 먹고 불꽃놀이 봤어요.
일요일은 좀 더 조용했고, 에어비앤비에서 오래 같이 있었어요. 안고, 껴안고, 손잡고, 다정하게 지냈어요. 돌이켜 보면 스킨십은 아마 대부분 제가 먼저 했지만, 저는 그냥 같이 있는 게 행복했어요.
인트라무로스 일
일요일 아침을 먹으면서 남은 시간에 뭘 할지 얘기했어요. 제가 인트라무로스를 가자고 했어요. 그 사람이 오기 전에도 얘기했던 곳이에요.
그런데 갑자기 거기 이미 가 봤다는 거예요. 으스스한 인형들이랑 성당들을 설명하더니, 부대 사람들이랑 갔었대요.
저는 충격받았어요. 그 사람이 필리핀에 처음 온 게 비콜에 배치됐을 때라고 알고 있었고, 마닐라는 저랑 처음 오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누구랑 갔냐고, 다른 여자랑 간 거냐고 물었어요.
그 사람이 제 표정을 보더니 갑자기 말을 바꿨어요. 가기 싫어서 가 봤다고 한 것뿐이라고요.
그 말에 혼란스러웠어요. 그냥 가기 싫다고 하면 될 걸, 왜 그곳을 설명하고 부대 사람들이랑 갔다고까지 말했을까요?
다른 여자랑 갔다는 증거는 없지만, 그 순간 전에 의심했던 것들이 갑자기 하나로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어요.
조금 울었고, 그 사람이 달래 줬고, 얼마 안 남은 시간을 망치고 싶지 않아서 넘어가려고 했어요.
월요일 아침
그 사람은 월요일 아침에 떠났어요.
아침을 먹고, 같이 걷고, 손잡고, 안고, 껴안았어요. 아마 스킨십은 제가 더 많이 했겠지만, 그날 아침 어떤 것도 우리가 끝난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어요.
다시 만날 얘기도 했어요. 다음엔 일주일 내내 있다 가라고 했더니 그 사람도 신나 보였어요.
전에 결혼, 같이 사는 것, 아이, 휴가, 함께하는 일상 얘기까지 했던 사람이에요.
'너 덕분에 행복했어', '정말 사랑해'라고 했어요. 저를 '마할(mahal, 자기)'이라고 불렀고 '와이프'라고까지 불렀어요.
잠들기 전에 제가 '보러 와 줘서 고마워. 정말 많이 사랑해'라고 했어요.
그러고는 우리가 괜찮다고 진심으로 생각하면서 행복하게 잠들었어요.
월요일 오후
그 사람이 이미 떠난 뒤에 일어났는데 뭔가 이상했어요.
왓츠앱 메시지가 전송이 안 되고 그 사람 프로필 사진이 사라져 있었어요. 나중에 메시지가 다시 전송됨으로 뜨기 시작해서, 기술적으로 무슨 일이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프로필 사진은 계속 없었고, 다른 앱들에서도 더 이상 연결돼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됐어요.
완전히 뒤통수 맞은 기분이었어요.
월요일엔 사랑받는다고 느끼며 잠들었는데, 월요일 오후에 일어나 보니 관계가 갑자기 사라진 것 같았어요.
지금은 후회하는 화난 메시지도 몇 개 보냈어요. 상처받고 혼란스러웠거든요.
그리고 지금은 화요일이에요.
이해가 안 되는 것
어떻게 사람이 여기까지 날아와서, 주말을 저랑 보내고, 저녁 먹고, 불꽃놀이 보고, 껴안고, 손잡고, 또 만나자고 하고, 저를 '와이프'라고 부르고, 사랑한다고 해 놓고는, 떠난 지 몇 시간 만에 연락을 끊은 것처럼 굴 수 있죠?
이미 제가 싫다고 마음먹었다면, 왜 온 거예요?
와 있는 동안 마음이 바뀐 거라면, 왜 말을 안 해 줬을까요?
진심으로 저를 아꼈다면, 어떻게 이렇게 갑작스럽게 끝내는 방법을 택할 수 있죠?
그 사람은 제가 개인적으로 이미 힘든 일을 겪고 있다는 것도 알았어요. 그건 여기서 얘기하고 싶지 않은 별개의 이야기지만요. 그래서 이렇게 갑작스러운 게 더 아파요.
이게 그 사람이 저를 한 번도 아끼지 않았다는 증거라거나, 바람을 피웠다는 증거라고 말하는 건 아니에요.
진심으로 아꼈는데 마음이 변했을 수도 있어요. 저한테 말 안 한 의심이 있었을 수도 있고요. 와 있는 동안 뭔가 달라졌을 수도 있어요. 제가 전혀 모르는 일이 그 사람 인생에 일어나고 있을 수도 있고요.
저는 그냥 모르겠어요.
알고 싶은 것
특히 국제 연애를 해 본 외국 남자분들, 해외 거주자분들, 그중에서도 호주인이나 피지계 호주인 남자분들 얘기를 듣고 싶어요.
그 사람이 한 말이 다 거짓말이었을까요? 일부는 진심이었는데 마음이 변한 걸까요? 갈등했던 걸까요? 그냥 더 이상 이 관계를 원하지 않기로 하고 그걸 엉망으로 처리한 걸까요?
그 사람을 쫓아다니거나, 가짜 계정을 만들거나, 차단됐는지 계속 확인하거나, 다른 여자가 있는지 SNS를 뒤지고 싶진 않아요.
그냥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해하고,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지 알고 싶어요.
월요일엔 사랑받는다고 느끼며 잠들었어요. 월요일 오후에 일어나니 제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아직 화요일밖에 안 됐어요.
밖에서 이 상황을 보신다면, 어떻게 생각하세요?
세 줄 요약: 따먹고 버려졌네요
님은 아이 있는 성인 여자예요. 인생이 원래 이래요. 그 남자는 그냥 귀에 달콤한 빈말을 속삭였고 님이 그걸 믿기로 한 거예요.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아주 적은 노력만 들였는데 이렇게 마음을 주는 여자들 보면 안타까워요. 그냥 교훈으로 삼으세요.
그러니까 호주군이라는 거죠? 호주군이 필리핀에 장교를 주둔시키긴 해요? 그게 제일 먼저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는 거잖아요. 현실적으로 보면, 여기 와 보니 일이랑 애들 때문에 바쁘지 않은 20대 초반 여자를 만나기가 얼마나 쉬운지 보고 그게 더 낫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어요. 듣기 아프겠지만 그게 제일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 같아요. 그런데도 왜 님 시간을 낭비하게 했는지는 모르겠어요. 갈등하고 확신이 없었을 수도 있죠.
그 사람 행동을 이해하려고 더 이상 에너지 낭비하지 마세요. 달콤한 말 하다가 갑자기 잠수 타는 건 보통 처음부터 진실하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님도 차단하고, 그 장은 덮고, 마음의 평화를 지키세요.
유감이지만 태평양 섬 출신 남자들이 연애에서 제일 믿음직하진 않아요. 90일 피앙세에 나온 아수엘루가 생각나네요.
글쎄요, 계속 '다른 여자랑', '누구랑 있어' 하는 그런 거, 저는 바로 정떨어지는 아주 흔한 버릇이라고 봐요. 세상 모든 게 '다른 여자'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건 아니거든요. 여자친구가 제가 하는 모든 일이 어떤 여자랑 같이 했거나 어떤 여자 때문이라고 계속 묻거나 넘겨짚으면, 저라도 아마 헤어질 거예요(이런 식으로는 말고요). 근데 표범이 자기 무늬를 못 바꾸듯이, 우리도 생각하는 방식을 바꿀 순 없죠. 아무튼 저는 엄청 정떨어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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