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에스컬레이터에 추월 차선이 없던 때 기억나세요?
에스컬레이터에서 다들 그냥 서 있기만 했던 때 기억나세요? 급한 일 있을 땐 정말 곤란했잖아요.
근데 지금은 대부분 에스컬레이터 탈 때 오른쪽에 서고 한쪽 길은 비워 둬요. 이제 왼쪽은 비워 둬야 한다는 인식을 다 같이 갖고 있죠. 어느 정도 반발이 있었는데도 우리는 이걸 당연한 걸로 만들어 냈어요.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요? 그리고 같은 방법으로 공공장소에서 이어폰 쓰는 것도 당연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공공장소를 같이 쓰는 다른 사람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인식은 어떻게 퍼뜨릴 수 있을까요?
공공장소에서 휴대폰을 배려하며 쓰는 게 가능하다고 보세요?
제가 기억하기로 2010년대 중반에 SM이 이걸로 캠페인을 했어요. 한동안은 안 지키는 사람이 은근히 눈총을 받았고요. 저는 이 눈총 주기가 새 규범을 따르게 만든 큰 힘이었다고 생각해요. 규칙을 어기면 눈에 확 띄고, 몇 번 그러면 아무리 눈치 없어도 알게 되니까요. 공공장소에서 스피커로 틀어 놓는 건 그렇게 하는 사람이 많지 않고 눈에 잘 안 띄어서, 사회적으로 행동을 바꾸기가 그만큼 쉽지 않아요. 필리핀 사회가 좀 더 목소리를 낼 줄 알게 되면 모를까요.
일본, 중국, 한국은 몇 년째 '오른쪽에 서기' 에티켓을 없애려고 적극적으로 노력 중이에요. 구글에 검색해 보면 나오는 사실이에요. 한쪽만 쓰면 에스컬레이터가 더 빨리 낡고, 타는 곳과 내리는 곳이 혼잡해져요. 쇼핑몰 오는 사람 중에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올라가야 할 만큼 급한 사람이 몇 퍼센트나 되겠나 생각하면 웃기기도 해요. 그 소수가 급하다는 이유로 사고 위험만 커지는 거죠.
어디서 읽었는데 이렇게 쓰는 건 에스컬레이터에 안 좋대요. 원래 그렇게 쓰라고 만든 게 아니라서요.
"다들 에스컬레이터를 효율 50%로 써야 한다. 시간 관리 못 하는 사람들이 잘못 쓰면서 뭔 달리기든 13초 아끼게 해 주려고." 진짜 멍청한 규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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