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비행 - 샌프란시스코>마닐라
늘 그렇듯이….마닐라행 승객 중에 휠체어 필요하다는 사람이 많네요.
비행기가 마닐라(MNL)에 내리면….그 ‘필요’가 마법처럼 사라져요.
승무원들은 이걸 농담 삼아 ‘기적의 비행(miracle flights)’….‘탑승교 예수(Jetway Jesus)’라고도 불러요. 😉
전형적인 상황이죠. 신뢰도 낮은 사회 사람들이 신뢰도 높은 사회를 이용해먹는 거. 20분쯤 아끼는 정도의 눈곱만 한 이득 때문에요, 물론 공항 시설에 따라 다르겠지만.
9월에 LA에서 필리핀항공(PAL) 탄 적 있는데 휠체어 승객을 마지막에 태우고 마지막에 내리게 하더라고요. 휠체어 행렬이 85%는 줄었어요.
왜 필리핀 가는 편에서만 이래요? 얼마 전에 SFO에서 태국 가는 비행기 탔는데 농담 아니고 휠체어 한 명뿐이었어요.
여기 처음 왔을 때 몸 멀쩡한 여자분이랑 같이 왔는데, 비행기에서 내리니까 복도에 휠체어가 대기하고 있다가 태워서 세관까지 빠르게 통과시켜 줬어요. 그땐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몇 년 지난 지금은 그냥 역겨운 짓이라고 봐요.
우리 엄마가 70대인데 저랑 여행할 때 항상 이 서비스를 추가해요. 공항에서 A 지점에서 B 지점까지 걷는 것만으로도 노인분들께는 체력적으로 힘들어요. 샌프란시스코나 뉴욕처럼 큰 공항에서는 시간 관리 면에서 저한테도 부담이고요. 마닐라에 내리면 이 서비스가 더 필요 없는 이유는 간단해요. 이미 집에 온 거거든요. 앞선 공항과 항공사 절차를 이미 다 거쳤고, 체력도 아꼈고, 다른 게이트로 서둘러 가거나 환승편을 잡아야 한다는 압박도 더는 없으니까요. 편의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같이 하는 모두에게 여행을 덜 힘들고 더 수월하게 만드는 일이에요. 그러니 노인분들이 휠체어 쓴다고 판단하고 조롱하기 전에, 직접 그 나이가 되어 보거나 같이 여행해 보세요.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