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의 구걸 여행객(begpacking)들
다들 알아 두시라고 올려요. 이 남자들이 쇼 대로(Shaw Blvd) 횡단보도 한가운데에 신호가 빨간불일 때 멈춰 서서 이 현수막을 펼쳤어요. 버킷햇을 쓴 백인 한 명이 차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고요. 제 차 문도 두드렸는데, 그랩 기사님이 창문을 내리자 그 사람이 필리핀어로 "kahit magkano lang(얼마라도 좋으니)" 하면서 돈을 달라고 했어요. 기사님은 아마 압박감 때문에 동전 몇 개를 줬어요. 안 그러면 예수님도 그 사람을 못 구해 줄지 누가 알겠어요. 그 사람한테 따지고 싶었지만 제 차도 아니었고, 그 사람이 딱히 소란을 피우는 건 아니었어요. 그래도 현지 기사한테 여행 경비를 달라고 구걸하는 건 옳지 않아요.
begpacking은 전에 들어 봤지만 직접 겪은 건 처음이에요. 이건 불법이고 관광 비자로 허용되는 일에도 어긋난다고 생각해요. 현수막도 성의 없었고, 어느 단체 소속인지도 전혀 안 나와 있었어요.
우리가 그 사람들 나라에서 똑같이 했다면 바로 경찰에 둘러싸이고 어쩌면 추방당하고 비자도 취소됐을 거예요. 서류가 엄청 많이 필요한 그 비자요.
필리핀이 어울리지 않는 종류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 같아요.
솔직히 이건 begpacker 같지 않아요. 타갈로그어를 했다는 걸 보면 메스티소일 수도 있겠다 싶고요. 서양 관광객 대부분은 현지 언어도 못 하는데 타갈로그어는 말할 것도 없죠. 그냥 자기 교회 헌금 모으려는 또 다른 예수쟁이들 같아 보여요. 그리고 이 빌어먹을 더위에 긴소매 옷을 입고 있잖아요. 서양 사람 대부분은 그렇게 안 해요.
방콕에서 길을 잘못 꺾어서 온 것 같네요
이런 관광객이 새로운 게 아니에요. 제가 필리핀에 처음 왔을 때 보라카이에 갔는데, 거기서 서양 관광객 수백 명이 버스 정류장, 성당 마당, 해변, 관광 호텔 밖에서 자는 걸 봤어요. 부자 나라 사람들이 필리핀 사람들 옆에서 구걸하는 모습이 충격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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