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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4일

투표 줄 먼저 서려다 총격전… 필리핀 선거 전날 18명 사상 참극

"단순한 '줄 서기' 시비가 순식간에 권총 난사로 번졌습니다."

2026년 9월 14일, 필리핀 남부 무슬림 자치지역(BARMM)에서는 역사적인 첫 의회 선거가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40년 넘는 무장 내전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맺은 지 무려 12년 만에 주민들이 직접 자치 의원을 뽑는, 지역 전체가 들떠 있던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투표 개시를 불과 몇 시간 앞둔 전날 밤, 상상치 못한 유혈 사태가 터졌습니다.

1. 시작은 "내가 먼저 왔다"… 투표소 앞 새치기 시비

투표 전날인 9월 13일 일요일 늦은 밤, 코타바토시(Cotabato City) 바랑가이 바구아 2에 위치한 다투 우스만 맘펜 초등학교(Datu Usman Mampen Elementary School) 앞.

이곳은 다음 날 아침 공식 투표소로 쓰일 학교였습니다. 날이 밝자마자 제일 먼저 투표를 마치려는 서로 다른 정당 지지자 수십 명이 한밤중부터 학교 교문 앞에 모여 줄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밤 11시 40분경, 대기열에서 작은 시비가 붙었습니다. "우리가 먼저 왔다", "순서를 지켜라."

처음에는 흔한 말다툼이었습니다. 하지만 감정이 격해지며 거친 욕설과 몸싸움이 오갔고, 순식간에 패싸움으로 번졌습니다.

2. 주먹다짐 끝에 꺼내 든 권총, 아수라장이 된 교문 앞

몸싸움이 극에 달하자, 군중 속에서 누군가 품 안에 숨겨둔 총기를 꺼내 들었습니다.

이어 캄캄한 밤하늘을 가르는 굉음과 함께 .45구경 권총과 9mm 권총 총탄이 인파를 향해 난사되었습니다. 어두운 학교 앞 골목은 비명과 함께 아비규환의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이 총격전으로 현장에서 3명이 숨지고, 무려 15명이 총상을 입고 쓰러져 총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3. 사실 그날 밤, 도시 전체가 '화약고'였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비극은 우발적인 충돌처럼 보였지만 사실 그날 밤 코타바토시 일대는 이미 일촉즉발의 상태였습니다.

  • 오후 5시: 인근 마을에서 정체불명의 총기 난사 발생

  • 오후 8시: 다른 학교 인근에서 한 남성이 지니고 있던 폭발물이 실수로 조기 폭발해 본인이 중상(MindaNews 보도)

  • 오후 9시: 또 다른 구역에서 의문의 폭탄 폭발

  • 밤 11시 40분: 투표소 앞 줄 서기 시비 끝에 18명 사상 총격전

이미 도시 곳곳에 무장 세력과 무기가 깔려 있었고,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 같은 긴장감이 '줄 서기'라는 사소한 불씨를 만나 대폭발을 일으킨 것입니다.

4. 왜 이렇게까지 목숨을 걸었을까?

이번 선거는 과거 필리핀 정부군과 치열하게 싸웠던 최대 무슬림 반군 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 출신 정치 세력들이 권력을 잡기 위해 정면으로 맞붙은 첫 민선 선거였습니다.

반군 시절부터 손에 익은 무기를 여전히 소지한 지지자들이 각 정당으로 갈라져 대립하던 중, 감정의 뇌관이 터져버린 것입니다.

5. 군경 2만 명도 못 막은 혼란, 결국 '선관위 직할 통제'

필리핀 정부는 유혈 충돌을 막기 위해 지역 일대에 군인과 경찰 2만여 명을 배치하고 순찰을 돌았지만 참극을 막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선거 당일 아침에도 다른 초등학교 투표소에서 추가 충돌이 발생해 투표가 중단되었고, 인근 섬에서는 사전에 도장이 찍힌 가짜 투표용지가 무더기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Comelec)는 코타바토시 전체에 대해 군·경 지휘권을 직접 행사하는 ‘선관위 직할 통제(Comelec Control)’를 긴급 발령했습니다.

투표 줄 먼저 서려다 총격전… 필리핀 선거 전날 18명 사상 참극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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