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외국인으로 기사 고용해 본 경험
다들 안녕하세요, 필리핀에서 기사를 고용했던 경험을 좀 나눠 볼까 해요. 배운 건 대부분 실수에서 나왔고, 그 실수도 대부분 제 실수였어요. 미리 밝혀 두자면 제 경험은 전부 민다나오에서 겪은 거라 다른 지역은 다를 수도 있어요.
저는 좀 쉬고 싶을 때 골프 여행 가는 걸 정말 좋아해요. 새 골프장 찾아다니는 게 취미인데, 구불구불하고 관리도 잘 안 된 길을 직접 운전하는 건 별로라서 보통 기사를 써요. 세부퍼시픽은 무게 제한이 있고 공항은 시끄럽고 정신없어서 비행기보다 이게 나아요.
제가 알기로 필리핀엔 마닐라 밖에 엔터프라이즈나 허츠 같은 큰 렌터카 회사가 없어서, “Car & Driver [도시 이름]” 페이스북 그룹에 가서 이런 식으로 글을 올려요. “부키드논 델몬테에서 골프 치러 갈 SUV랑 기사 구합니다. 식사는 제가 냅니다. 전부 포함된 가격으로만 부탁드려요.”
이 “전부 포함”이 정말 중요해요. 처음엔 엄청 싸 보이는 가격을 불러 놓고 여행 내내 이것저것 푼돈을 뜯어 가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저는 이걸 호되게 당하고 배웠어요.
처음엔 기사한테 하루 이틀 시내를 돌게 해 보고 나서 큰 일을 맡기는, 일종의 시험 기간을 두는 게 똑똑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저한텐 안 통했어요.
한 기사는 정말 프로였어요. 골프장에 데려다주고 해먹에서 자다가, 제가 끝나면 가방을 받아 들고 웃으면서 “라운드 잘 하셨어요, 선생님?” 하고 물었죠. 6개월쯤 지나서는 제 아버지(아버지도 필리핀에서 지내세요) 운전도 맡기고 일을 점점 더 줬어요. 달라는 대로 다 주기도 했고요. 그게 두 번째 실수였어요. 게다가 저는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 싶으면 물러서지 않는 성격이라 그것도 도움이 안 됐죠.
그러다 호세 리살이 유배됐던 다피탄의 다칵으로 크게 여행을 갔어요. 합의는 분명했어요. 3일에 1만 5천 페소, 민다나오 기준으로는 후한 값이었죠(특히 유가 위기 전이었으니까요). 여행은 시작부터 엉망이었어요. 먼저 그 기사가 1만 5천이 하루치라고 우기기 시작했어요. 출발하기로 한 시간 전부터 몇 시간을 버티면서 제가 굽히길 기다렸죠. 저는 안 굽혔어요.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요, 미국 기사도 하루에 1만 5천은 못 벌어요”라고 했어요. 따로 불러서 “당신 계속 쓰고 싶은데 이런 짓은 그만해야 돼요. 가격 알잖아요, 합의한 대로 갑시다”라고도 했고요. 그가 “네, 선생님” 해서 이걸로 끝이길 바랐죠.
그 뒤로도 기름값을 더 달라고 계속 해서, 좋다고, 대신 마지막에 줄 돈에서 빼겠다고 했어요. 기사랑 제 캐디를 데리고 저녁도 사 주고 호텔 방값도 내 줬어요. 대부분은 기사를 그냥 차에서 재운다고 알고 있는데, 저는 후하게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그다음엔 맥주값을 자꾸 달라는 거예요. 200페소였어요. 안 된다고 하니까 “그건 우리한테 해 줘야 하는 당신 의무”라고 하더라고요. 말싸움이 점점 커져서 결국 바랑가이에 가서 당신이 덜 받고 있는지 판단해 달라고 하자고까지 했어요. 지금 다시 그 상황이 와도 굽힐지는 모르겠어요. 돈 문제가 아니었거든요. 배신감이 들었어요.
다른 기사랑은 말이 안 될 정도로 싼 가격으로 합의했어요. 비자 일이 한가한 때라 솔직히 기사를 아예 쓰지 말았어야 했는데... 다 겪으면서 배우는 거죠. 그 기사가 공항에 제 파트너를 늦게 데리러 가서 열받았는데, 뻔뻔하게 1,000페소를 더 달라는 거예요. 꺼지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제 집 앞에서 4시간 동안 차에 앉아 있길래 결국 경찰을 불렀어요.
그다음에 만난 기사는 괜찮고 프로답고 값도 적당했어요. 그런데 세 번 다녀오고 나서 요금을 확 올리더라고요. 따지진 않았어요(이 나라에선 따져 봐야 소용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냥 다시 연락을 안 했죠.
지금은 조건을 글로 적어서 서명을 받아요. 제 고객들한테 하는 말이랑 똑같아요. 뭘 시작하기 전에 조건은 종이에 적어 둔다. 제가 배운 건, 시세보다 더 줘 봐야 서비스가 좋아지는 경우는 드물고, 너무 짜게 굴면 원망을 산다는 거예요(당연한 소리지만요). 인생 대부분이 그렇듯 딱 적당한 선을 찾아야 해요. 1년 전보다 사정이 훨씬 나아져서 이젠 가격만 보고 고르지 않아도 되는 것도 도움이 되고요. 싸울 때와 넘어갈 때를 아는 것도 큰 도움이 돼요. 지금 생각해 보니 솔직히 200페소 때문에 여행을 망친 건 바보 같았어요.
다른 글에서도 몇 번 말했는데요. 어떤 사람들은 정직하게 일하고 정직하게 돈 받는 게 온몸으로 거부되나 봐요. 더 쳐주고 후하게 대해도 마찬가지예요. 자기가 상대를 등쳐 먹지 않으면 자기가 당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상대가 만족하면 뭔가 잘못된 거죠. 그런 사람들은 차라리 집에서 빈둥거리며 썩는 게 낫고, 그래야 마땅해요. 이런 사람들한텐 한 푼도 주지 마세요.
저라면 기름값은 내가 내고, 나머지 요금은 거기서부터 협상하겠어요. C 면허로 큰 트럭 모는 기사가 평균 1천 페소 정도나 그보다 조금 덜 받아요. 아주 후하게 주신 건데 그 사람이 이용해 먹으려 한 거예요.
나이 좀 있는 여자 기사를 찾아보세요. 여자분들이 더 책임감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진짜 쉬러 간 날의 재미를 다 빼앗아 가네요. 듣기만 해도 엄청난 스트레스예요.
CDO에 허츠 있어요, 운영하는 사람들도 괜찮고요. 마닐라랑 세부 말고도 허츠가 여기저기 몇 군데 있어요. 바콜로드, 타클로반, 다바오 같은 데요.
님 탓이에요. 저는 2011년부터 필리핀에서 살면서 일하는데 그런 일은 한 번도 없었어요. 엉뚱한 데서 찾았거나, 돈 찍어 내는 기계 냄새를 풍겼거나 둘 중 하나예요. 게다가 님이 부르는 요금은 더 뜯어낼 게 훨씬 많다는 신호를 줘요. 버릴 돈이 많아 보이시네요. 현지 사람들은 누구를 벗겨 먹을 수 있고 누구는 안 되는지 기막히게 알아봐요. 님은 선이 너무 낮아요. 친절하게 하려는 건 알지만, 여기 필리핀의 태도랑 가치관에선 그 친절이 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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