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친구의 허락을 받은 후 나는 친구가 빨리 출근하긴만을 기다리며 머릿속으로는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구상했다.
아침이 되자 부리나케 친구를 깨웠다ㅡ 일어나! 출근할 시간이야..
출근준비를 마친 친구가 나가자 나는 냉장고에서 콜라 한캔을 꺼내 한모급 후 심호흡을 크게 한번 했다. 그리고 구상해놓은 시나리오를 아무도 없는 텅빈 집에서 연기하기 시작했다. 이순간만큼은 나는 최민식 한석규이고 아카데미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하지만 분명히 칸디팔라스 거주민처럼!!
연습을 마치고 바에 갔다.마음에 드는 바바에랑 한명 데리고 나와 카페에서 이야기 하다 슬쩍 말한다.
우리 집 갈래?
사실 정확히는 친구 집이다. 하지만 그런 디테일은 자본주의의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중요한 건 칸디팔라스라는 단어다. 그 마법의 단어를 말하는 순간 바바에 눈빛이 바뀐다. 마치 평민 NPC가 왕궁 입장권을 본 표정이다.
Really? Candy Palace?
그 순간 나는 괜히 무표정한 척한다.
속으로는 이미 개선장군이다.
뭐… 그냥 집이지.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다.
칸디팔라스 로비.
에어컨 바람은 시베리아처럼 차갑고, 바닥은 대리석이라 슬리퍼 끌고 가면 괜히 미안해진다. 경비원은 호텔 직원처럼 인사한다. 그 순간 바바에의 표정이 변한다.
와… 여기 사는 사람이야?
아니다.
하지만 나는 엘리베이터 거울 앞에서 괜히 핸드폰 시계를 한번 본다. 없는 부를 연기하는 삼류 배우처럼. 속으로는 심장이 외친다.
봐라 인간들아. 나도 높은 곳에 올라왔다!
문제는 집 안에 들어간 뒤다. 친구가 진짜 잘 살아서 전망이 미쳤다. 그 순간 바바에는 거의 부동산 유튜버가 된다.
오마이갓…뷰가 너무 좋아…너 엄청 부자야?
나는 소파에 기대며 괜히 피곤한 척한다.
하… 그냥 평범하지.
평범은 무슨. 나는 낮에 샤왈마샥 바이원 테이크원과 망이나살pm1 할인 세트 가격 가성비 계산하던 인간이다.
하지만 인간의 속물근성은 놀랍다. 그 순간만큼은 진짜 내가 재벌 2세가 된 것 같다. 냉장고 문 열면서도 괜히 여유롭게 행동한다.
음료수 마실래?
사실 내 물 아니다. 친구 콜라다.
심지어 화장실도 괜히 자랑한다.
여기 샤워기 수압 좋아. 따듯한 물에 전동칫솔 그리고 변기에 커버도 있다.
내가 만든 수압도 아니다.
그러다 문득 정신 차리면 스스로도 어이가 없다. 남의 집에서 남의 소파에 앉아 남의 뷰를 배경으로 내 것처럼 포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거의 자본주의 코스프레다.
그러다 친구의 퇴근시간에 맞춰 현실로 돌아온다.
친구가 카톡 보낸다.
야 냉장고 음료수 왜 다 먹었냐?
그제야 다시 본래의 나로 복귀 후 바바에를 근처의 힐링모텔로 데려간다.
하지만 또 밤이 오고 워킹스트리트 네온사인이 켜지면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나는 다시 바에서 허세 모드를 장착한다.
우리 집 갈래?
그리고 속으로 중얼거린다.
오늘도 고맙다 찬구야!! 내 덕분에 내 자존감을 상승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