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자영업 단계별 특징.
필리핀은 편의점에서 일하는 직원도 대학을 졸업해야 한다. 그래서 일반 서민들은 자영업을 할 수 밖에 없다.
이것도 여러 단계를 거치는데 처음은 걸어다니는 노점으로 시작한다.

제일 많이 파는 것이 따호라고 불리는 순두부다.
따호~라고 소리치며 바랑가이를 돌아다니는데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새벽부터 순두부를 만들어야 하고 흙설탕으로 시럽도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타피오카 펄을 섞으면 따호가 된다.
사진처럼 스댕통을 지고 다니는데 줄에다가 치차론이라고 불리는 돼지껍질을 튀긴 스낵을 묶고다니며 팔기도 한다.
이건 스댕통과 플라스틱 컵만 있으면되니 5만원만 있으면 창업이 가능하다.

여기서 돈을 좀 더 모으면 발룻이라고 오리알을 반쯤 부화시킨 것을 파는 노점을 시작한다. 이때부터는 몸은 좀 편하지만 목이라는 개념이 들어오는데 똑똑한 사람들은 러시아워에 8차선 횡단보도 중간의 교통섬에서 팔기도 한다.

발룻은 한국사람은 도저히 엄두가 안나는 음식이지만 필리핀 사람들은 남녀노소 환장한다. 물론 발룻도 따호식으로 걸어다니며 팔기도 한다.

비슷한 수준의 자영업은 피시볼을 튀겨 파는 것이다. 사진처럼 여러가지 쏘스를 찍어서 먹으니 위생하고는 담을 쌓은 장사다. 가끔 병아리를 빨갛게 튀겨서 팔기도 하는데 발룻과 더불어 필리핀 2대 혐오 음식이다.

여기서 돈을 조금 더 모으면 노점을 좀 더 키우는데 보통 숯을 피워놓고 다양한 꼬치들을 바베큐해서 판매한다. 지켜보면 상당히 많은 양을 준비하는데 안팔리면 어떻게 하는지 항상 궁금하다.
여기까지가 서민들이 흔하게 하는 노점들이고 수입은 정말 형편없어서 겨우 입에 풀칠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장사도 항상 재능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몇명은 다음단계로 넘어간다.

바로 카린데리아(carinderia)라고 불리는 노상 식당이다. 이건 자기 집에서 하거나 길가에서 할수도 있는데 보통 15,000페소 우리돈 30만원 정도면 창업이 가능하다. 이때부터는 바랑가이 퍼밋이라는 허가가 필요하다.
보통 아도보나 카레카레같은 간단한 음식 10가지를 하고 Turo Turo시스템으로 판매한다. 뚜로뚜로는 손으로 가리킨다는 뜻으로 대부분 손님들이 아도보 한가지와 쌀밥을 주문하고 50페소, 천원정도를 낸다.
이때부터는 장사가 좀 더 복잡해서 새벽시장에 가서 저렴하고 신선한 식재료를 매일 구입해야 한다. 게으른 사람들은 차라리 발룻장사를 하면서 안주하는편이고 사실 여기까지 넘어오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걸 아주 열심히 하면 나름 자본이 모이는데 여기서부터는 두가지 업종으로 전환한다. 음식 솜씨가 뛰어난 경우는 깐띤이라고 불리는 식당을 편한쪽을 선호하면 사리사리 스토어다.
여기서부터는 보증금도 필요하고 월세도 내야해서 모은 돈에다가 해외에서 일하는 아떼와 꾸야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게으른 사람들의 경우 여러단계를 밟지 않고 한국서 뼈가 녹아내리게 일하는 삼촌이 그냥 차려주는데 일종의 새치기 개념이다. 이경우는 당연히 말아먹을 확률이 높다.

깐띤은 카린데리아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나름 쇼케이스도 있고 테이블도 갖추고 있다. 보통 대학교 앞에서 하는 곳이 성업한다. 그런 곳은 깐띤이 여러개 모여서 맛집 골목을 형성한다.
한국분들도 여러개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 큰 위험부담 없이 필리핀에서 경험을 쌓기 좋기 때문이다.
이 깐띤에 에어콘이 들어오면 순수한 깐띤이라기보다 레스토랑 개념이 되고 소규모 몰이나 상가에 입점한다. 거기서 대박을 치면 중산층이 될수도 있다.

사리사리는 따갈로그로 여러가지라는 뜻인데 말그대로 여러가지 잡화를 파는 상점이다. 편의점보다 저렴하고 슈퍼보다는 조금 비싼편인데 대부분의 필리핀 서민들은 여기서 생필품을 구매한다. 이거 하나 운영하는 것이 필리핀 서민들의 로망이고 로망이기때문에 대부분 이뤄지지 않는다.
여기까지의 자영업은 부가세 면세고 소득세만 내는데 소득세 신고해봤자 또 과세점 이하다.

사리사리 스토어에 가면 사탕부터 샴푸까지 1회용으로 소분해서 파는데 이걸 띵이띵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는 옛날 신문파는 노점의 까치담배가 딱 띵이띵이다. 필리핀 서민들은 워낙 가난하기 때문에 샴푸같은걸 통으로 사서 쓰지 못한다.
그러고보니 따갈로그는 같은 단어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은듯하다. 뚜로뚜로, 사리사리, 띵이띵이, 이하우이하우(그릴음식), 볼라볼라(바람둥이), 빠루빠로(나비),마야마야(조금 후) 등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