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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Qee
김치사장조카
잡담
5월 13일

앙헬레스 아바칸강에 대한 단상.

앙헬레스에 강이 하나 있다. 앙헬레스를 관통하는 아바칸강이다. 강의 양옆으로 새로생긴도로와 빈민층들이 모여사는 마을들이 있다. 문명이 그러하듯 강을 따라 번화가가 생기기 마련이다. 앙헬레스 역시 그렇다. 한인타운 역시 끝나는 지점엔 아바칸강에 있다.

갈때마다 느끼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강이 아니다. 다큐멘터리에서 보던 죽은강. 환경오염의 끝판왕격인 강이다. 강을 도보로 건너면 악취가 올라오고 그냥 보기에도 어두운색을 넘어 흑색에 가깝다. 생활하수와 폐수가 정화 되지 않고 무단으로 방류되고 있음은 확실하리라.

하지만 그런 강에도 삶은 이어진다.

친구와 함께 그강의 양옆에 생긴 플러드웨이와 인테리어스트리트를 드라이브 할기회가 생겨 꼼꼼히 보게 될 기회가 생겼다. 도로가 꽤 긴편으로 천천히 주행하면 나름 긴시간을 살펴볼 수 있었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을 것 같은 정부에서 나서지 않으면 해결방법이 없을 것 같은 오염된 강에도 아이들은 수영을 하며 놀고있었다. 중금속과 피부질환이 걱정되는 생각이 찰나에 지나는 순간 몇몇의 강태공들이 한가로이 낚시를 하는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믿을 수 없는 광경. 필리핀이니까 볼수있는 광경이리라.

아니.. 이런곳에 물고기가 있고 물고기가 잡힐까??

이런 더러운 강에 물고기가 있을리없다. 그들은 물고기가 아닌 세월을 낚음이리라. 고단한 인생에 물고기가 아닌 깨달음을 기다리리라. 이런생각을 하는 도중에도 친구의 운전은 이어졌고 차는 나의 생각을 무색하게 덤덤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일단의 무리가 투망을 던지는 것을 보았다. 투망이라니... 필시 물고기가 살고있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내가 본 광경운 순식간에 과거가 되어 차는 이미 저만큼이나 더 지나가고 있었다. 이번엔 멀리서부터 보면서 투망을 발견하면 그들에게 질문 하리라. 다짐하고 멀리서부터 시선을 고정하였다. 과연 얼마 더 지나니 저멀리서 두명이 투망을 던지는 것을 보고 차를 멈춰새운 후 그들에게 다가갔다.

친구는 엮이고 싶지 않은 것인지 근처 주차 후 차안에서 쉬었고 나혼자 그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강에 다다르자 악취와 투몽도라는게 존재할 수 없는 그저 검기만한 강을 보며 더욱 의구심이 들었다.

잡은 물고기들을 보관한 통으로 보이는 박스를 가르키며 물고기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했다.나의 눈으로 직접 보기전까지 믿을 수 없어. 볼수있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통을 보여준다. 손바닥만한 사이즈의 열댓마리에 가까운 물고기 그리고 나를 한층 더 놀라게 한 생물체가 하나 더 있었다. 자라였다.

틸라피아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한다. 여기서 잡은거냐고 하니 그렇다고 한다. 몇시간동안 잡은거냐고 하니 40분정도라고 한다. 40분에 틸라피아 열마리와 자라 한마리라...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갑작스럽게 이어진 만남과 질문이고 나는 영어를 못해서 더이상 대화를 이어갈수가 없었다. 친구의 통역이 절실하개 필요한 순간이지만 이미 너무 멀리 걸어왔음이 안타까울뿐이였다. 할수없이 그저 물끄러미 통안을 보다가 영상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흔쾌히 허락해서 이십초가량 통안을 영상을 찍었는데 아쉽게도 내가 카메라 조작을 잘못한 것인지 나의 발만 촬영되었다. 작별인사를 나누고 친구의 차에 다시 탑승하여 찍은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니 친구도 신기해했다.

잡은 물고기는 어떤 용도로 처분하는가. 혹시 먹는 것인가? 친구가 나에게 질문 하는데 아차차! 그것을 그들에게 물어보지 못했다. 정말 그것을 먹으려고 잡는 것일까 판매하려고 잡는 것일까?? 100%로 고농도로 농축된 오염물질과 중금속을 먹은 물고기인데 만약 판매가 된다면 한국에선 큰 뉴스감이다. 나도 매우 궁금해졌다. 다음에 그들을 다시 만나게 된다면 꼭 물어보리라.

차를 타고 가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이런 더러운 강에도 물고기들이 살아간다. 이런 환경에서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어쨌든 살아있다면 최선을 다해 살아갈수밖에 없다. 죽기 좋은 날따윈 죽을때까지 없다. 태어난 국가가 다를뿐으로 단지 그것때문에 그들과 출발부터 다른 선에 서서 편하게 자동차를 타고 가며 그들의 힘겨운 삶을 지켜보는 것에 왠지모를 죄책감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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