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나서 쓰는 하소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실망했고 털어놔야겠어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외국인(익스팻)은 아니지만 여기 답변들이 실용적이고 현실적이라 이 서브레딧을 정말 좋아해서 이렇게 왔어요.. 저는 필리피나예요. 알아요.... 하느님, 제 DM에 행운을
아무튼 시작할게요..
가끔 제가 그냥 사람 고르는 눈이 없는 건가 싶어요. 아니면 제가 문제인가? ㅎㅎ
저는 제 자신을 꽤 잘 아는 편이에요. 뭘 원하는지, 뭐가 필요한지, 약점과 강점이 뭔지 알아요. 제 애착 유형도 알고요. 그래서 남자를 엄청 까다롭게 고르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물질적인 조건을 줄줄이 따지거나 백만장자처럼 $$$ 부자이길 바라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제가 하는 만큼 노력해 주는 사람을 원해요. 그렇다고 주고받기 계산을 하자는 건 아니에요. 점수 매기고 싶지 않아요. 그냥 누군가 진심으로 저를 자기 삶에 들이고 싶어 하고, 저를 위해 자리를 내주기로 선택했다는 걸 느끼고 싶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참을성 있고 이해심 있는 사람이요.
그럼 왜 외국 남자냐? 왜 여기냐? 음, 전에 미국 남자랑 장거리 연애를 했어요. 적어도 제 생각에는 목표가 늘 언젠가 거리를 좁히는 거였어요. 그런데 3년 사귀는 동안 그런 일은 끝내 없었어요. 그 사람은 늘 일이랑 자기 목표에만 집중했고, 저를 자기 삶에 어떻게 들일지 생각도 안 할 거면 애초에 왜 연애를 하고 싶어 했는지 진심으로 궁금할 때도 있었어요.
3년을 만났어요. 선물도, 기념일 챙기기도, 아무것도 없었어요. 돈이 없는 사람도 아니었어요. 전혀요. 처음엔 자상하고 착했는데... 결국 별로가 됐어요.
네, 가끔 유부남인가 싶기도 했는데, 제가 또 조사 능력이 좀 있어서 결국 전혀 아니라는 걸 알아냈죠.
그래도 집안 가장이긴 했어요. 웃긴 게, 저는 가장 노릇 하는 건 주로 필리핀 사람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우리만 그런 게 아니더라고요.
그 사람의 경제적 책임은 이해했어요. 저도 거리를 좁힐 만큼 경제적으로 준비가 안 돼 있었으니 그 사람이 마법처럼 다 해결해 주길 바란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람은 멀어지고 무례해졌고, 저는 그 관계에서 정서적으로 안전하다는 느낌을 잃었어요. 결국 우리 사이가 뭐였든 더는 제가 필요한 걸 주지 못한다는 걸 받아들여야 했어요.
그러고 넉 달쯤 뒤에 다른 남자를 만났어요. 이번에도 미국 사람이었어요(아시아계긴 했지만요)
이번엔 러브바밍도 아니었고 칭찬이나 약속을 쏟아붓는 것도 아니었어요. 머리가 자극되는 대화였어요. 말도 안 되는 얘기에서 철학적인 얘기로 넘어가도 어떻게든 서로 계속 빠져들었어요. 정이 들 수 있다는 걸 알아서 조심했고, 너무 앞서가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 사람이 결국 필리핀에 왔고, 드디어 만나서 어떻게 될지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못 만났어요. 일이 복잡해졌고,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엮였을 때 그 사람은 사귀는 사람이 있었어요.
상처였어요. 엄청요. 아직도 남아 있어요. 그 아픔이
제가 스스로 알아냈는데, 그 사람이 직접 말해 줬으면 좋았을 텐데 싶어요. 죄책감도 들고 더러운 기분이에요. 이 상황이 정말 창피해요.
저는 필리핀 사람인데, 필리핀 남자랑 데이트하기를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 결혼을 둘러싼 법 때문이에요. 대부분 결혼은 이혼이 안 되고, 혼인 무효(annulment)는 돈도 많이 들고 복잡해요. 나중에 바람을 피우거나 폭력을 쓰거나, 그냥 제가 생각한 사람이 아닌 걸로 드러날 수도 있는 사람이랑 법적으로 묶인다는 생각만 하면 진짜 무서워요.
외국 남자가 무조건 낫다는 말은 아니에요. 보시다시피 제 경험도 딱히 성공담은 아니잖아요. ㅋㅋ 국적이 뭐든 사람은 실망을 줄 수 있어요.
다른 나라 사람이랑 사귀면 연애를 더 낫게, 아니면 다르게 바라볼 거라고, 아니면 거리가 있으면 서로를 더 신중하게 선택할 거라고 생각했나 봐요. 그런데 거리가 있다고 헌신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대화가 잘 통한다고 그 사람이 나랑 같이 삶을 꾸릴 준비가 돼 있다는 뜻도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제가 원하는 건 잘 알아보는데, 그걸 줄 수 있는 사람을 고르는 건 형편없는 건가 싶어요.
둘 다 노력하고, 배려해 달라고 사정할 필요 없고, 미래를 얘기하고 같이 그쪽으로 나아가는 관계를 원해요. 편할 때만 원해지는 게 아니라 선택받는 느낌을 받고 싶어요. 어디로 가는 관계인지 저 혼자만 고민하는 기분 없이 누군가와 함께 뭔가를 쌓고 싶어요.
이게 정말 너무 큰 바람인가요? 아니면 제가 원하는 관계를 할 수 없는 사람들한테 자꾸 정을 주는 걸까요?
무슨 조언을 바라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하소연이 필요했나 봐요. 실망스럽고, 지치고, 제가 한 선택들 때문에 저 자신한테 좀 화가 나요.
비슷한 일을 겪어 본 분들 얘기를 진심으로 듣고 싶어요. 함께하는 시간은 즐기지만 내가 원하는 헌신은 줄 수 없는 사람 말고, 진심으로 나와 미래를 쌓을 마음이 있는 사람은 어떻게 알아보나요?